외국인노동자와 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4년 3월, 나란히 섬 6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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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약동하는 기운이 봄과 함께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 움직임 가운데 새롭게 학기를 시작하는 학교나 절기를 시작하는 교회에서 우리 센터를 찾아 주고 계십니다. 덕분에 우리 이웃 이야기를 전할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이주민 이웃살이에 관심하여 우리를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이 기회에 우리 이웃들이 자유롭고 안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늘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품게 됩니다.
이러한 선주민과의 만남 가운데 이번 달,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의 시간이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이웃 가운데 미등록 이주민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이웃이 된 지 20년이 넘고있는 H 씨와 미등록 이주 아동 자조 모임의 구성원 A 가정 이야기로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이런 깊은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각별히 준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권에 비춰 왜 이들이 우리 이웃인지, 그리고 이를 반대하는 처지에 맞서는 논증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이번 한신대 만남에서는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를 끝내고 질문들을 받았을 때, 준비했던 것들이 필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지를 읽고 계신 여러분도 그러하겠지만, 한신대 학생들도 우리 이웃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야기를 건네는 대부분 경우 이주민의 존재를 인정해 달라는 수준에 그치곤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다 이야기를 마치고 맙니다. 이제 이주는, 이주민은 없으면 안 되게 된 지 30년이 넘어가는 오늘에도 말입니다.
이들에 대해 찬반이 아닌, 이들은 우리 이웃이라고 인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른 지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논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 어떠한 준비를 할 수 있을까도 고민하게 됩니다. 또한 이주민 사이에서도 어떤 위치에 놓인 이들과 더 가까이 친구가 되어야 할까도 분명해지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이번 해 우리 회는 이렇게 운동하려 합니다.
90년 대 후반부터 우리 지역에 네팔리가 머물기 시작하여 동대문역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를 손님이 아닌 이웃으로 여길 선주민을 기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사이를 둘러싼 많은 오해와 편견이 서로를 이웃으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입견은 직접 만나고 부딪혀야 깨트릴 수 있겠지요.
그래서, 올해도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하는 클린하이킹을 진행합니다. 이번엔 좀 다르게 시행될 예정입니다. 마가르와 더불어 선주민이 길잡이가 되너, 우리 지역에 머무는 유학생들과 산행하며 쓰레기를 줍는 선행을 가지려 합니다. 그리고 수수헌에서 행사를 마치고 정리하는 자리를 가지려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산에서 맺은 관계를 마을에서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에는 위와 같은 유학생과 미등록 이주민 수가 우리가 흔히 이주노동자라 불리는 비전문취업 비자(E9)를 가진 이주민 수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지원은 이들 가운데 특히 취약한 미등록 이주 아동을 둔 가정 자조 모임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조 모임 가운데 부모 교육이 한국어 수업으로 이어졌습니다. 해당 시간에 아이들은 선생님과 시간을 보냅니다. 그동안 4명의 아이를 2명의 선생님이 돌봐주셔서 아이들 각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오는 봄부턴 아이들 한 명 당 각각 선생님이 연결되어 시간을 보내려 합니다. 4명의 선생님으로부터 아이들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요. 이에 앞서, 내년에 초등학교를 입학할 아동을 위한 한글 교실이 토요일마다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가정과 함께 두 번정도 소풍을 가려 합니다.
지금까지, 그리고 올해 준비하는 운동 모두 어느 지자체나 기관의 일시적 시혜나 지원으로 이뤄진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모두 여러분의 후원 덕에 우리와 이주민,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시는 정성과 마음이 우리 운동의 원동력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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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후원 명단
단체후원
공덕교회, 삭개오작은교회, 서울제일교회 루터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개인후원
- CMS
Gudgeon Dan George, 고유화, 구정희, 길재형, 김경곤, 김광래, 김귀주, 김명종, 김미란, 김병호, 김연숙, 김영옥, 김영호, 김유석, 김은숙, 김은희, 김준환, 김현택, 김희숙, 남기창, 남혜정, 노미경, 명노현, 박경태, 박만, 박상필, 박선희, 박우동, 박정미, 백수현, 서미란, 서미애, 서은주, 서의현, 석철수, 신광일, 신기호, 신정민, 안세원, 안세일, 안은미, 염영숙, 오민석, 오상철, 유광주, 윤봉근, 이경하, 이명주, 이미연, 이상임, 이애란, 이에리야, 이은진, 이일항, 이정섭, 이정희, 이준호, 이지영, 임창헌, 장근혁, 장영광, 장형진, 전영운, 전정희, 전창식, 전현진, 전혜향, 정영진, 정재헌, 조성근, 조성백, 조은아, 차경애, 차현숙, 최광수, 최수연, 최은선, 한국염, 한상희, 한정숙, 현정선, 황지연
- 통장입금
김수곤, 김영미, 이수빈, Apta Pun, Indra Bhahadur Thapa, TB Gharti Magar, Tara Pun Ma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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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는
이주민과 함께 서기 위해 1997년 9월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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