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와 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4년 8월, 나란히 섬 7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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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소풍
미등록 이주 아동 가정 모임(이하 OK)과 함께 지난 8월 10일, 토요일 강화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처음 바다를 보고 신이 난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나네요. OK와 함께 소중한 시간 보낼 수 있던 것은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OK를 대신하여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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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부모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된 것은 모두 여러분의 후원과 지지 덕입니다. 처음엔 자식들 안전 때문에 곁을 내주지 않던 이들이 이제 곁을 내어줍니다. 아이들이 삼촌이라 부르는 일에 가슴 따뜻해지는 기분을 여러분께도 전하고 싶네요. 앞으로도 우리 조카, 이웃 아이들로 건강히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염려: 미등록 이주 운동 이러한 훈훈함 가운데, 처음 부모님들을 만났을 때 염려들을 기억합니다. 미등록 이주민 인권을 위한 우리의 운동이 설혹 미등록 체류라는 유혹에 노출된 이주민에게 빌미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합니다. OK 구성원 중, 내년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정규 체류 비자를 신청하게 될 가정이 있습니다. 이 가정 사례가 여러 이주민 입에 오르고 있습니다. 요즘 장사가 안돼서 힘들다는 한 네팔 식당 사장은 체류 조건인 경영 비자를 유지하기 힘드니 자신 가정도 미등록 체류를 하면 어떠할지 묻더군요. 그동안 OK 가정이 불안한 체류를 이어가기 위해 겪었던 고생과 설움은 생각지 않고 말입니다.
갈림길
이주민의 정주, 머무름을 원치 않는 이주 정책이 이러한 문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젊은 시절 십여 년을 한국에 바쳤지만, 쫓기듯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쉼터에 머물 때입니다. 함께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의 삶을 보며 다른 마음이 동할지도 모릅니다. 지난 클린 하이킹에서 네팔 유학생 몇몇은 미등록 체류자의 삶을 묻더군요.
이러한 이들에게 우리는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무조건 정규 체류 상태에 머무르라. 단순기능인력 E9 비자를 가졌다면, 숙련기능인력 E7 비자를 취득해서 더 오래 머물 준비를 하셔라. 이 노력이 미등록 체류가 가져올 불안한 삶보단 덜 힘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밝힙니다.
현실이 된 우려 이러한 우려가 실재가 되기도 합니다. 몇몇 건설노조가 건설 현장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반대하며 신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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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지부 기자회견, 2024년 6월 25일, 출처 - 광주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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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라면 국적을 따지지 않고 그들 옆에서야 할 노조의 이러한 태도에 안타까움이 먼저이긴 하지만, 이를 충분히 이해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반대하는 것은 미등록 이주민, 그 자체가 아니라 이들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일 것입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만 주어지면 고용계약 - 근로계약서, 최저임금이나 작업 시간과 환경 - 을 살피지 않고 일을 선택하는 상황은 우리가 지켜야 할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노동시장을 교란할 수 있습니다. 건설노동자 가운데 외국 인력 비중, 그 가운데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가 더욱 높아져 가는 오늘, 그 불안함은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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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사로울 만은 없겠지요. 무엇이 전적으로 밝거나 어두울 순 없을겁니다. 또한 노동자인가 따지기 전에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이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살피는 게 먼저일 순 없을까요?
제언
요사이 세계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으나, 미국 경제 상황만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취업 실적으로 경제를 견인한 미등록 이주노동력을 그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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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처럼 미등록 노동자가 시장을 파괴하긴커녕 살찌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번기에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반대하는 농장주들의 시위가 빈번합니다. 이제 이들 없이 우리의 농촌은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정규화와 이주민의 정주화를 생각해야 할 시기입니다. 미등록 이주민이 표면 위로 떠 올라야 염려대로 노동시장에 명이 될는지, 암이 될는지 살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몫
그 가운데 이들이 노동자 이전에 사람으로 대우받는가를 살피는 것은 우리 운동의 몫일 것입니다. 당장 이들에게 놓인 위험한 작업환경이나 인권침해 등의 문제 해결과 방지가 노동시장만큼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들 노동자와 다르게 그들의 자녀들은 어떠한 선택 없이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합법, 불법을 떠나 부모가 잘못했다 해도 그 과실을 어찌 그들의 자녀에까지 물을 수 있겠습니까? 부모의 고향 말보단, 출신국인 한국어에 익숙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삼촌'하고 말이지요. 어찌 이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에 여러분도 함께 서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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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봉사자 / 후원자
클린 하이킹
Arjun Baral, Magar Mane Pun, 김성민, 황선우, 최민규
이주 아동 모임(OK)
고혜경, 이세라, 이은림, 이효진, 박테레사, 정미향, 조은, 황튀엔
단체후원
공덕교회, 삭개오작은교회, 서울제일교회 루터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개인후원
- CMS
고유화, 구정희, 길재형, 김경곤, 김광래, 김귀주, 김명종, 김미미, 김민호, 김병호, 김연숙, 김영옥, 김영호, 김유석, 김은숙, 김은희, 김준환, 김현택, 김희숙, 남기창, 남혜정, 명노현, 박경태, 박상필, 박선희, 박우동, 박정미, 배창욱, 백수현, 서미란, 서미애, 서은주, 서의현, 석철수, 신광일, 신기호, 신정민, 안세원, 안세일, 안은미, 염영숙, 오민석, 오상철, 유광주, 윤봉근, 이경하, 이명주, 이미연, 이상임, 이애란, 이에리야, 이은진, 이일항, 이정섭, 이정희, 이준호, 임창헌, 장근혁, 장영광, 장형진, 전영운, 전정희, 전창식, 전현진, 전혜향, 정영진, 정재헌, 조성근, 조성백, 조은아, 차경애, 차현숙, 최광수, 최수연, 최은선, 한국염, 한상희, 한정숙, 현정선, 황지연
- 통장입금
김수곤, 김영미, 이수빈, 채수일, Apta Pun, Indra Bhahadur Thapa, TB Gharti Magar, Tara Pun 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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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는
이주민과 함께 서기 위해 1997년 9월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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