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와 함께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5년 6월, 나란히 섬 8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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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병원에 방문하셨던 기억이 어떠셨나요?"
이 질문에 우리는 곧장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다녀온 이주민들의 반응이 서로 닮아 있었고, 우리 센터가 느껴온 감정도 그러했습니다.
"사실 미등록 이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을 어렵지만 찾아 볼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굳이 서울 중심부에서 먼 중랑구의 녹색병원을 찾는 이유는, 그곳에 가면 '이주민', '미등록 체류자'라는 낙인을 벗고, 인술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동등하게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색병원에 대한 아산상 후보 심사를 맡은 심사관도 깊이 공감하더군요.
"접수 창구에서부터 각 진료실까지, 우리가 느낀 건 단순한 친절 그 이상이었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나서, 우리를 배웅해주신 사회복지사 선생님을 보며 분명히 느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시혜 대상이 아니라 사랑받아야 할 존재로 여기고 계시는구나. 그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졌고, 저도 치유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지금껏 병원에서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받았던 NO! 안돼!의 기억이 가득합니다. 그 기억을 씻겨질라 여러 모임 가운데 우리 미등록 이주아동 가정 모임 이름을 OK!(Our Kids) 라고 짓게되었지요. 그런데 그 이름을 녹색병원에서 실제로 구현해주셨습니다."
이런 환대의 태도는 병원의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녹색병원은 단지 의료기관이 아닙니다.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자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 보상받은 뒤, 그 귀한 자원을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이웃들을 위해 환원하며 만들어낸 공간입니다. 질병의 원인이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임을 선언하며, 보상을 넘은 ‘배상’을 실천했고, 그 결실이 녹색병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큰 역사를 지닌 병원이지만, 그 지향은 검소하고 겸손합니다. 슬로건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만드는, 삶의 질을 높이는 공익병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모범이 될 병원이지만, 이들은 중랑구라는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우리 센터가 기대는 존 버거의 말과 닿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운동이 세계의 외양을 바꾸고자 한다면, 한 마을이나 들판, 한 얼굴의 외양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우리 센터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우리 역시 녹색병원이 보여준 환대의 마음을 닮아가고 있을까요?
올 해는 OK, 여름 피크닉을 조금 일찍 다녀왔습니다. 곧 국내 체류 비자를 받을 D 가족에게 또 다른 생명이 찾아와, 9월 출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이사장님 차량을 빌려 소풍갈 가족을 기다리며 차량을 살피고 있던 중, 이전에 다과를 준비했다는 문자가 생각났습니다. 차량을 살피니 아래와 같은 환영 선물이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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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내리는 비로 눅눅했던 마음이 선물을 보는 순간 환해집니다. 그 따뜻한 손길은 단순한 다과 그 이상이었습니다. 마음을 건넨다는 건, 때론 말보다 작고 사소한 행동에 담겨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장면이 기억납니다. OK 모임의 아이돌봄 봉사를 맡고 계신 고혜경 선생님이 모임 참여차 버스를 탔는데 J 어머니와 J 가 있었다더군요. 아이가 “선생님은 어디서 오세요?” 묻자, “일산에서 온단다”라고 답하셨고, J 어머니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었답니다. 그러자 J는 “먼 곳에서 왜 오세요?” 하고 물었고, 고혜경 대신 어머니 S 씨가 대답을 했답니다.
“그건, 선생님이 J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이 한마디에 선생님은 벅찬 감동을 느끼셨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수고가 알아줌을 통해 환대받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누군가 자신을 인정해준다는 것은, 존재의 가치를 확인받는 경험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그런 ‘인정’을 얻기 위해 오늘도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누군가의 다정한 눈빛, 배려 있는 손길은 말 그대로 환대가 됩니다. 우리 센터의 활동도 어쩌면 그렇게, 녹색병원이 품어온 환대의 마음과 닮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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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봉사자 / 후원자
미등록 이주 아동 모임(OK)
고혜경, 이명희, 이은림, 이효진, 정미향, 조은
단체후원
공덕교회, 삭개오작은교회, 서울제일교회 루터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개인후원
- CMS
고유화, 구정희, 길재형, 김경곤, 김광래, 김귀주, 김명종, 김병호, 김연숙, 김영호, 김유석, 김은숙, 김은희, 김현택, 김희숙, 남기창, 남혜정, 명노현, 박경태, 박상필, 박선희, 박우동, 박정미, 배덕신, 배창욱, 백수현, 서미란, 서미애, 서은주, 서의현, 신광일, 신기호, 선재희, 안세원, 안세일, 안은미, 염영숙, 오민석, 오상철, 유광주, 윤봉근, 이경하, 이명주, 이미연, 이상임, 이애란, 이에리야, 이일항, 이정희, 이준호, 임창헌, 장근혁, 장영광, 장형진, 전영운, 전정희, 전혜향, 정영진, 정재헌, 조은아, 차경애, 차현숙, 최광수, 최수연, 최은선, 최현정, 한국염, 한상희, 한정숙, 현정선, 황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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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과 함께 서기 위해 1997년 9월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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